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042. ‘원자번호 40번 지르코늄(Zr)을 소개합니다’
2019. 02. 14
지난번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46억 년이라는 지구의 연대 측정을 가능케 한 금속 원소 ‘루비듐(Rb, 원자번호 37번)’에 담긴 화학이야기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우주정거장 및 원자로의 재료로 쓰는 원소 ‘지르코늄(Zr, 원자번호 40번)’을 소개해드릴게요.
다이아몬드는 영원의 상징으로 통하는 보석입니다. 하지만 그 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보통 일상에서 하는 액세서리로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보석을 대체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보석이 바로 ‘큐빅’입니다. ‘유사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리는 큐빅은 40번 원소 지르코늄(zirconium)의 산화물인 ‘큐빅 지르코니아(cubic zircornia)’로 만드는데요. 지르코늄 광석의 일종인 지르콘은 중동에서 ‘진짜 보석’으로 취급됩니다.
독일의 클라프로트는 실론섬(지금의 스리랑카)에서 채취한 광물을 분석하여 지르코늄이 새로운 원소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1824년 베르셀리우스는 금속의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지르코늄(zirconium)의 원소명은 지르콘 광석에서 유래했습니다. 지르콘의 어원은 금색을 뜻하는 아랍어 ‘zargun’입니다. 지르코늄을 함유하는 광물은 고대부터 알려졌으나 알루미늄의 산화물과 비슷하여 아무도 새로운 원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자곤 및 히아신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금속 형태의 지르코늄은 대부분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장치)를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이는 중성자를 거의 흡수하지 않는 지르코늄의 독특한 성질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이 원소는 전략 물자로 꼽히기 때문에 각국은 매장량, 생산량, 수출량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순도 높은 지르코늄은 나라의 허가 없이 취급할 수 없습니다.
지르코늄은 고온에서 물과 반응해 대량의 수소를 발생시키고 수소는 고온에서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원자로를 제때 냉각시키지 못하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합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도 이로 인해 일어났었죠. 이처럼 여러 위험 요소가 있지만, 지르코늄보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재료가 없기에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르코늄 합금은 내열 효과도 우수해 우주 왕복선의 내열재로도 사용되며, 총알, 포탄의 탄두를 제작하는 데도 쓰입니다. 지르코늄 금속은 강도가 높기 때문에 칼, 냄비와 같은 주방 식기의 코팅 물질과 자동차 엔진 코팅 물질로도 활용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르코늄은 타이타늄처럼 생체 친화적이기 때문에 인공 치아, 인공 관절, 수술 도구 등에도 널리 쓰입니다.
오늘은 우주정거장 및 원자로의 재료로 쓰는 원소 ‘지르코늄(Zr, 원자번호 40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난연제와 납축전지 극판 등에 쓰이는 독성이 큰 준금속 원소 ‘안티모니(sb, 원자번호 51번)’에 담긴 흥미로운 화학이야기로 찾아올게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 원소의 세계사 (주기율표에 숨겨진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비밀들)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