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기능성 합금의 첨가제, 강력한 레이저의 재료인 ‘이트륨(Y, 원자번호 39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아름다운 색을 지닌 안전한 중금속으로 ‘납’을 대체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비스무트(Bi, 원자번호 83번)’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화학기호 Bi, 원자번호는 83번인 비스무트(Bismuth)는 우리말로 ‘창연(蒼鉛)’이라 불리는데 이는 ‘푸른 납’이라는 뜻입니다. 비스무트는 납, 아연, 구리, 텅스텐을 생산할 때 부산물로 나오며 납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지만 독성이 거의 없어 납의 대체 금속으로 많이 활용되는 ‘안전한 중금속’입니다.
비스무트는 금속으로는 드물게 아름다운 색을 띱니다. 원소 상태의 비스무트는 밀도가 높고 빛나는 금속처럼 보이는 ‘은백색 물질’인데 순수한 비스무트를 공기 중에 두면 표면에 서서히 얇은 산화 비스무트 막이 만들어집니다. 이 막은 빛의 영향을 받으며 분홍,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으로 된 무지갯빛을 냅니다. 또, 충분히 녹인 액체 상태의 비스무트를 천천히 식히면 ‘미로’를 연상시키는 ‘육방정계(한 평면상에서 서로 60°로 교차하는 같은 길이의 3개의 수평축, 이들과 직교하면서 길이가 다른 수직축을 가진 결정계)’로 나타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비스무트는 ‘외계에서 온 광물’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누가 처음 비스무트를 발견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1400년경 이름 모를 연금술사가 발견한 것으로 여겨지나 납, 안티모니, 주석 등과 구분하기 어려워 정확한 보고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753년, 프랑스 화학자 클로드 프랑수아 조프루아 (Claude Francois. Geoffroy, 1729~1783)가 비스무트와 다른 금속과의 차이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그를 비스무트의 발견자로 간주합니다.
어원 또한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녹다’라는 뜻의 라틴어 ‘bisemutum’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하얀 금속’이라는 뜻의 독일어 ‘weisse masse’에서 유래했다는 설, ‘안티모니처럼 보인다’는 뜻의 아랍어 ‘bi ismid’로부터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결국 비스무트라는 이름의 기원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고 결론 내려졌습니다.
비스무트는 대부분 금속이나 합금으로 쓰입니다. 비스무트와 카드뮴, 주석, 납, 인듐을 합금으로 만들면 녹는점이 낮아집니다. 이들 금속은 원래 녹는점이 300ºC 내외지만 합금으로 만들면 100ºC 이하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낮은 온도에서 녹는 비스무트 합금은 과열이나 과전류를 막는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가 폭발하려 하면 먼저 비스무트 합금으로 만든 플러그가 먼저 녹으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비스무트는 안전플러그, 퓨즈, 압력 용기의 안전밸브, 화재경보기 등에 사용됩니다.
또, 비스무트는 금속 중 가장 큰 반자기성(자기장에서 물질이 밀려나는 현상)과 전기저항을 갖습니다. 따라서 건전지 양극 제조, 자기 부상 설비를 만드는 초전도체에 사용됩니다. 무게 추, 사냥용 산탄 등에도 비스무트가 사용됩니다. 또, ‘비스무트 화합물’은 의약품 제조에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지사제, 눈 감염 치료제, 악취 방지제, 장염, 위궤양, 피부질환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안전한 중금속으로 납의 대체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스무트(Bi, 원자번호83번)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미의 여신의 이름을 딴 원소 바나듐(V, 원자번호 23번)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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