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성질이 자세히 알려진 바 없는 미지의 원소, ‘테네신(Ts. 원자번호 117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최초의 인공 원소 ‘테크네튬(Tc, 원자번호 43번)’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원자번호 43번 ‘테크네튬(Tc)’을 소개합니다.

테크네튬(Technetium)은 원자번호 43번으로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20세기 들어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입니다. 은회색의 방사성 금속 원소로 겉보기에는 백금(Pt)과 비슷해 보이며 보통 회색 분말이나 스펀지 형태로 얻어집니다. 테크네튬은 인공적으로 생산된 원소이므로 원자량은 생산된 동위원소에 따라 다릅니다. 테크네튬은 자연에서 추출할 수 없고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분리해 내며, 내부식성이 매우 큰 특성이 있어 강철 합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테크네튬’의 발견과 원소명의 유래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발명한 이후 수많은 과학자가 연구와 실험을 하며 주기율표를 채워나갔습니다. 멘델레예프는 망가니즈 아래 있는 빈칸에 ‘에카-망가니즈’라고 부른 원소가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이 원소의 여러 성질을 예측했습니다. 그 후 수 십 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이 사라진 원소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의 광물학자 페리에(Carlo Perrier, 1886~1948)와 이탈리아 태생인 미국의 물리학자 세그레(Emilio Segre, 1905~1989)가 사이클로트론을 가속시킨 중수소양성자를 원자번호 42번의 몰리브덴에 충돌시켰습니다. 그 결과 생성된 시료 중에서 주기율표 맨 위쪽에 위치한 망가니즈, 그리고 맨 아래 위치한 레늄과 비슷한 새로운 원소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인공 원소 ‘테크네튬’입니다. 테크네튬은 ‘인공’을 뜻하는 그리스어 ‘tekhnetos’와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를 합쳐진 이름입니다.

‘테크네튬’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테크네튬은 내부식성이 매우 높아 공기 중의 산소와 거의 반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부식성 강철 합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됩니다. 또, 테크네튬은 자연적으로 붕괴하며 방사능을 내는 원소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철강 제품에는 쓰지 않으며, 유출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제한적인 분야에만 이용되고 있습니다.

테크네튬은 암 조직을 진단하는 방사성 영상 진단 기술에도 쓰입니다. 방사성 물질이지만 피폭에 대한 피해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테크네튬은 뇌, 폐, 간, 뼈를 비롯 온몸의 암 조직을 검출해 내는데 효과적입니다. 인체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몇 주 동안 쥐에게 테크네튬을 섭취시킨 실험에서도 어떠한 화학적, 방사능적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20세기 들어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 ‘테크네튬(Tc, 43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공룡 멸종의 근거로 꼽히는 ‘이리듐(Ir,77번)’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