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천연 원소로 추측되는 인공 원소 ‘하슘(Hs, 원자번호 108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레이저와 X-선 장치 등에 쓰이는 귀한 원소 ‘툴륨(Tm, 원자번호 69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툴륨(Tm·원자번호 69)은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의 하나입니다. 밝은 광택을 띠는 은백색 금속으로 실온에서는 대체로 고체형태로 존재하며, 공기 중에서 천천히 산화되어 검게 변합니다. 툴륨은 광택이 있어 겉보기에는 은과 비슷해 보이나 굉장히 무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가공이 쉬운 원소입니다. 다른 란탄계열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툴륨은 특정한 형태의 레이저에 사용되며, 푸른색 형광체, 휴대형 X-선 장치, 차세대 광섬유 통신 증폭기 등으로도 쓰입니다.
툴륨은 1879년 페르 테오도르 클레베(Per Teodor Cleve, 1840~1905)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어븀 산화물 샘플 안에서 툴륨 산화물이 발견된 것인데요. 클레베는 이 새로운 원소의 이름을 스칸디나비아 북부에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신비한 지방을 가리키는 ‘툴레(Thule)’에서 따왔습니다.
1879년에 발견된 툴륨이 순수한 형태의 원자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11년 입니다. 시어도어 리처즈(Theodore William Richards, 1868~1928)는 브롬산툴륨을 무려 1만 5,000번이나 재결정하여 정밀한 원자량을 측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30개가 넘는 원소의 원자량까지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시어도어 리처즈는 1914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툴륨은 일반적으로 순수한 광물 상태로 발견되지 않아 가공 후 다양한 산업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용도는 레이저입니다. 레이저는 빛의 파장을 이용하는 기술로, 살균력이 있고 강한 에너지를 내는 자외선 레이저, 색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보통 수준의 에너지를 내는 가시광선 레이저, 빛을 멀리 보내고 적은 에너지를 내는 적외선 레이저로 나뉩니다. 의료용으로는 피부 깊이 침투하면서도 상처를 최소화하는 적외선 레이저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때 툴륨이 쓰입니다.
툴륨 레이저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은 물에 잘 흡수되므로 조직의 표면만을 제거하는 데 아주 효율적이어서 특히 피부 잡티나 흉터를 제거하는 미용 레이저에 쓰입니다. 외과 및 내과, 치과 등 의학 쪽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며 최근에는 암 치료에도 이용되었습니다. 툴륨은 군사적 용도, 항공산업 등의 레이저 재료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발광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위조 지폐 식별을 위한 지폐 제조에 형광물질로 이용됩니다.
툴륨은 일반 레이더를 개량한 광선 레이더(라이다·LIDAR)의 주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라이다는 일반 레이더를 사용할 때에 비해 보다 정밀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고 기후 상황이 나쁠 때도 우수한 식별 능력을 갖춰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요 부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덴마크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의 이름을 딴 원소 ‘보륨(Bh, 원자번호 107번)’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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