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103, 원자번호 106번 ‘시보귬’을 소개합니다
2021. 08. 18
지난 시간에는 고속통신에 쓰이는 광섬유 첨가제로 사용하는 원소 ‘어븀(Er, 원자번호 68번)’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원소를 9개나 발견한 화학자 글렌 시보그의 이름을 딴 원소 ‘시보귬(Sg, 원자번호 106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원자번호 106번 원소 시보귬(Sg)은 초악티늄 원소의 하나이며, 7주기 6족에 있는 전이금속입니다. 6족 원소에는 시보귬 외에 크로뮴(Cr), 몰리브데넘(Mo), 텅스텐(W)이 있으며 시보귬은 텅스텐 바로 아래에 있으므로 에카-텅스텐(eka-tungsten)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시보귬은 한 번에 원자 몇 개만 만들어지고 반감기가 매우 짧아 물리 화학적 특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은색 금속 고체로 공기, 수증기, 산과 잘 반응하며, 같은 족의 몰리브데넘(Mo)이나 텅스텐(W)과 성질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시보귬은 1974년 미국의 엘버트 기오르소가 이끄는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기오르소 연구진은 중이온 선형가속기를 이용해 칼리포늄-249에 산소-18를 충돌시켜 질량수263인 106번 원소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실험은 1994년 대형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이들보다 3개월 앞서 러시아의 합동핵연구소(JINR) 연구진은 납(Pb) 표적에 크롬(Cr) 이온을 충돌시켜 106번 원소를 합성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이 주장은 1980년 대까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원소의 명명권은 치열한 다툼 끝에 미국이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원소 이름은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따오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시보귬’은 예외입니다. 시보귬은 미국의 화학자 글렌 시보그(Glenn T. Seaborg, 1912~1999)의 업적을 기려 명명했습니다. 1994년 제안 당시에는 현존하는 과학자의 이름을 따는 것이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1997년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이 이를 승인하였습니다. 1974년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기오르소 팀이 캘리포눔에 산소 이온을 충돌시켜 처음으로 합성·발견하였는데 시보그도 이 연구진 중 한 명이었습니다.
글렌 시보그는 1940년에는 아메리슘부터 102년 노벨륨까지 총 9개의 초우라늄 원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냈으며 89번부터 103번까지의 원소를 악티늄족 원소(악티노이드)라 명명해 분류했습니다. 글렌 시보그는 방사성 원소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51년에는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고,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따온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기도 하였습니다.
시보귬은 한 번에 원자 몇 개만 만들어지고 반감기가 매우 짧아 물리 화학적 특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같은 족의 몰리브데넘(Mo)이나 텅스텐(W)과 성질이 비슷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시보귬은 기초과학 연구 외의 용도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시보귬은 생존해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딴 원소 이름을 가진 2 가지 원소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 JINR에서 러시아·미국 공동연구진의 리더로, 원자번호113~118번의 초중원소들을 발견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러시아 핵물리학자 유리 오가네시안 (Yuri Oganessian, 1933~present)의 이름을 딴 118번 원소 오가네손(oganesson)입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의료용 레이저와 분광기 파장 보정에 쓰이는 원소 ‘홀뮴(Ho, 원자번호 67번)’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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